글: 박진성 바이오메카트로닉스학과 교수

한국으로 돌아오고 며칠 동안 문득문득 호주에 대한 그리운 시간들이 생각났다. 하지만 바쁜 개강과 여러 일정을 보내면서 한국이 좋은 이유가 다 있구나 싶었다. 압도적으로 빠른 인터넷 속도와 택배 문화, 그리고 어느 곳에나 있는 맛있는 식당들은 한국의 강점을 여지없이 느끼게 해주었다. 호주에서는 알게 모르게 나는 이방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한국에서 느끼는 안정감이 좋았다.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지난 글에서는 3) 논문 정리하는 방법 중 저널에 대한 기본적인 조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글에서는 실제적으로 논문 정리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3) 논문 정리하는 방법 - 2

논문을 정리하는 것도 목적이 중요하다. 논문을 정리하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목적1) 논문을 정리해서 내가 진행하는 연구에 도움을 얻기 위해

목적2) 논문을 정리해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기 위해

목적1)의 경우는 논문을 모아두기만 해도 충분히 도움이 되지만, 실제로 그런 경우 논문의 내용을 다시 검색하는 데 시간이 들기 때문에 간략하게 정리해 두면 큰 도움이 된다. 마치 관심 있는 신문 기사나 잡지를 스크랩하듯이 내가 관심 있는 재료 합성 방법, 실험 진행 방법, 시뮬레이션 방법 등을 스크랩해서 모아 놓으면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이렇게 스크랩한 정보들은 실제로 연구를 진행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데,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거나 시도할 때 아무것도 없는 ‘무’의 상태에서 ‘유’가 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기본 바탕이 되는 정보들에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면서 한 걸음씩 새로운 연구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게 된다. 나만의 수집한 정보들이 모여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의 기본 재료가 되는 것이다.

목적2)의 경우는 좀 더 일반적인 경우다. 학부연구생이나 인턴을 하다 보면, 연구실 미팅 혹은 저널 클럽(Journal club) 등을 진행하게 될 때 연구논문을 읽고 발표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가장 일반적이면서 많이 진행하는 목적이다. 우리가 관심 있는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을 보고 어떠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당연히 여기에서 소개할 논문들은 좋은 논문, 재밌고 흥미로운 논문으로 준비하는 게 청자들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본인에게도 도움이 된다.

목적이 정해졌으니 정리할 파트를 정해야 한다. 논문 전체를 정리하더라도 필요에 맞는 파트가 있다. 실제로 실험이나 시뮬레이션 부분에 대한 발췌가 목표라면 Materials & Method 부분(논문마다 이름이 조금씩 다르다)이 중요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발표하는 것이 목표라면 전체 그림 위주로 준비하는 게 좋다.

이제 어느 정도 준비가 끝났으니, 실제 정리하는 PPT를 만들어 보도록 하자.

 ● 슬라이드1: 논문의 제목 및 저널의 정보(IF, 분야별 랭킹), 논문의 저자 및 소속 작성
   - 중요한 점은 이 논문의 독창성(Originality) 부분을 한두 줄로 설명하는 것이다.

 ● 슬라이드2: 목차(연구실 스타일마다 달라 생략하기도 한다)

 ● 슬라이드3: 배경지식 설명
  - 논문을 설명하기 위한 필수적인 배경지식인 개념, 이론, 새로운 지식, 새로운 장비 등에 대한 조사를 설명한다.

     이때 그림으로 설명하는 것이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 청중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라도 내가 모른다면 배경지식을 설명하는 것이 매우 좋다. 다 아는 것을 왜 준비했냐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 슬라이드4: 대표 그림에 대한 설명
  - 이 부분에서는 ‘무엇을 하기 위해 어떤 것을 했다’라는 What과 How가 충분히 설명되면 좋다.
  - 중요한 점은 그림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되, 너무 줄글로 쓰지 말고 요약을 꼭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을 요약할지 어려울 수 있는데, 그런 경우 그림 밑에 캡션을 참고하거나 본문에서 설명한 부분을 요약하면 좋다.

● 슬라이드5: 연구방법에 대한 설명
  - 실제로 진행된 연구가 실험인지, 시뮬레이션인지에 따라 다르지만,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연구가 진행 되어있는지 정리해서 

    소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 이 부분은 대부분 글로만 쓰여 있는 경우가 많아 ppt의 도형 혹은 다른 이미지 등을 참고하여 새롭게 정리하길 추천한다.

    시간과 노력이 들지만 이 슬라이드가 청중의 이해를 돕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으니 꼭 정리해 보자.

● 슬라이드6~9: 연구 결과에 대한 설명
  - 설명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그림 하나마다 한 장씩 설명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Figure 1, 2에 각각 한 슬라이드씩 설명하는 

    경우이며, 혹시나 한 그림(Figure)당 너무 많은 그림(a,b,c…)이 있다면 나눠서 슬라이드를 구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 논문의 매끄러운 설명을 위하여 보충자료(Supplementary material)에서 가져와서 설명하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 슬라이드10: 결론 및 토의 점
  - 이 논문의 결론을 간략하게 한두 줄 정도로 요약한다. 이때는 좋은 장점뿐 아니라 한계점과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함께 

    정리하자.
  - 논문을 읽으면서 생각한 점이나 느낀 점을 정리하는 것도 좋다.
  - 가장 추천하는 방법으로, 이 논문을 보면서 새롭게 생각난 연구 아이디어나 적용가능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면 완벽한 논문 

     정리다.

지금까지 논문을 찾고, 논문을 읽고, 논문을 정리하여 발표 자료까지 만들어 보았다. 다음 글에서도 학부연구생 혹은 인턴이면 꼭 배워야 하는 것에 대해 나누도록 하자.

Ps. 참고로 GPT의 도움을 받아 기본 ppt 템플릿을 만들어봤으니, 대학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 템플릿 다운로드 바로가기)

▲ GPT가 그려준 논문을 정리해 발표하는 모습